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며, 가장 많이 틀리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 이다. 그 이유는 '틀리다'의 뜻을 '같지 않다'로 잘못 이해하고 쓰기 때문이다. 그럼 두 단어는 어떻게 다를까요?
표준 국어 대사전에 나오는 동사 ‘틀리다’는, 옳은 것이나 표준적인 것이 아닌 상태, 혹은 이미 주어진 것이나 이전의 말과 마땅히 같아야 함에도 달라진 상태를 말하고, 형용사 ‘다르다’는 둘 이상의 대상들을 비교, 서로 같지 않을 때 ‘다르다’라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 것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다르다’라고 인식하는 것과 ‘틀리다’라고 인식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다르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관용의 마음이 일부 포함되어 있고, 그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의미 하지만, ‘틀리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고, 내가 맞는 거야”라는 평가와 판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틀리다'와 '다르다'는 그 서술어로 만들 수 있는 문법 구조 자체가 다르다. '틀리다'라는 말은 서술의 대상이 하나만 명기해도 되지만, '다르다'라는 말은 서술의 대상과 그 비교 대상이 반드시 같이 명기되어야 한다. 두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명백하다. 그래도 구분이 잘 안될 경우에는 반대말을 생각하면 쉽다.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이고, ‘틀리다’의 상대어는 ‘맞다’이다. 따라서 ‘다르다’는 ‘같지 않다’를, ‘틀리다’는 ‘맞지 않다’를 뜻할 때 쓰면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 생각은 너와 틀려” “얼굴이 틀린데” “맛이 틀려” 라고 사용하는데, “내 생각은 너와 달라” “얼굴이 다른데” “맛이 달라”가 바른 표기일 것이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명백하게 구분하지 않는 이면에는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지 다른 것이라면 거부감 없이 객관적인 사실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세상의, 서로 다른 잣대.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다름’이 결코 ‘틀림’은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