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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착각해야 행복하다

전용민 레오

다년간 기도하고 공들였던 손윗처남 내외가 드디어 ME 주말을 얼마 전 다녀왔다. 여동생과 전서방이 만날 때마다 어르고 청하니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직감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응했으리라. 그렇다고 형님부부가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느 부부보다 살갑고 알콩달콩 재밌게 사는 닭살커플이자 잉꼬부부다. 단지 이렇게나 좋은 부부 힐링 프로그램을 본당 교우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전해야겠단 일념으로 권했던거 같다. 하지만 교육관문을 들어설때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출발 당일, 배웅을 위해 마주했던 처남댁의 얼굴은 어둡다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연유를 물으니 대학생 딸이 어제 실연을 당해 울며불며 집에 와서 본인도 마음이 너무 심란해 ME에 참가할지 말지도 모르겠단 내용이었다. ~(주님! 어찌하여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물론 좋은 교육 뒤엔 늘 주님의 시험이 있음을 경험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일이 여기서 터질줄이야. 급한대로 23일 프로그램중에는 우리가 조카를 잘 돌볼테니 아무 걱정말고 ME 주말에만 집중하라며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약속대로 아내가 혼자 있기 힘들어하는 조카와 1박을 했다. 밤새도록 대화하고 같이 울며 곁을 지켰다. 생각보다 정신적 충격이 큰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조카가 23일 내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첫날 저녁, 아니나 다를까 교육관의 처남댁으로부터 걱정어린 전화가 왔다. ‘조카는 고모와 같이 밥도 잘 먹고 씩씩하게 잘 견디고 있으니 걱정말고 좋은시간되라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목소리가 한결 밝아졌다. 행복한 착각에 굳이 성급한 진실을 끼얹을 필요는 없다. 가끔은 착각해야 행복하다. 그렇게 좌충우돌 23일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고 저녁식사를 위해 형님 가족과 우리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오래전 세례만 받고 성당을 다니지 않았던 처남댁과 평생 성당 문턱도 넘어 본적없던 처남의 ME 주말이 그렇게 저물어 갔다.

식사 중 대뜸, 자기 가족을 둘러보며 무심코 던지는 형님의 한마디!

우리도 성당에 함 가보까?’ ‘우리 아들, 딸은 어떻게 생각하노?’

굳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내심 오랫동안 바랐던 터라 우리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물론 앞으로 수많은 유혹과 난관이 기다릴 테지만 느낌이 좋다.

오늘따라 가을바람이 더 시원하고 기분 좋게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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