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슬픔
김성련 (안나)
겨울이 슬프다고
마냥 슬픔을 슬퍼 할 수 없다
아름드리 나무가
무성했던 이파리를 다 떨구어내고
초라한 裸木 (나목)으로 섰어도
내가 슬퍼해 줄 수 없다
슬픔은 그냥
나를 슬프게하고 내 핏줄을 타고 올라
내 심장을 슬프게 하고
때론 그 슬픔으로 인해
내가 흐느낀다
나의 울음은 내안에서만 흐느끼지만
거친 바람을 속절없이
세상을 쩡쩡하게 울리며
천둥소리로 운다
이렇게 내가
슬픔을 못이겨 섧스리 슬프게 울어 본들
온 세상이 포효하듯 슬픔을 토해내본들
파할 수 없는 그 순간
어느새
사순이 지척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