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이의 회개 김성련 안나 |
네가 행하였느냐 하고 말씀 하신 그분의 의미가 이제 와서 이토록 큰 바위 될 줄 그땐 몰랐다 머리에 재를 얹고서도 고난의 사십일이 시작될 줄도 모르고 그 일은 나와는 상관없는 오롯이 너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분이 걸으신 거친 사십 일간을 미처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의 날들이 삼백하고도 예순 날쯤이 지나고서야 풋 슬픔의 울음을 꾸역 꾸역 울었다
땅을 스치는 바람소리 길고 긴 고독감에 고요한 몸부림으로 외쳐본다 오늘의 사십일는 너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 되게 해 주시겠냐고 그래서 첫날부터 사십 날 될 때까지 또박또박 발걸음 맞춰 함께 걷게 해 주시겠냐고
주저리 주저리 기도 아닌 기도를 읇조리노니 하 - 아버지시여! 이제 우리도 박제된 언어가 아닌 살아 있는 언어로 그 분을 사랑하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