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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가 된 것 같아요

김종기(아우구스티노)

 

이제 성당에서 뵈옵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진주가 낳은 시인 이형기님의 시 낙화(落化)를 실어 제 마음의 소회를 전합니다

 

 

낙화(落化)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헤어지자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봄 한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격정(激情)을 인내한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내 영혼의 슬픈 눈

 

 

분분한 낙화 -----

곱게 물든 단풍처럼.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하루를 마감하는 노을처럼,

지금은 가야 할 때

곱게 곱게 농익어 저물어 가렵니다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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